[Health]아토피,가습기 틀고… 샤워는 짧게… 피부 촉촉히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가려움증이 도져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다. 심하면 시뻘겋게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긁기도 한다.


아토피는 문명이 낳은 병이다.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그보다는 환경호르몬과 대기오염, 서구식 식습관이 더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아토피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0년 100만4100명에서 2004년 123만8000명으로, 4년 만에 18.9%나 늘었다.


환자의 60% 정도는 첫돌 이전에, 30%는 1∼5세에 발생한다. 10세 이후가 되면 대부분 사라지지만 최근에는 성인이 된 뒤 아토피가 생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제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아이들은 주로 팔과 다리의 접히는 부분이 벌겋고 가렵지만 성인은 얼굴과 머리, 목 부위에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난다.


○ 주변 환경부터 바꾸자

이 무렵부터 아토피 증상이 심해지는 것은 대기 건조에 따른 피부 건조 때문이다. 피부 건조를 막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다.


실내에 화초를 키우거나 공기청정기 또는 가습기를 사용해 건조를 막자. 화장실 문을 열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너무 습한 환경은 좋지 않다. 알레르기의 주 원인인 집먼지진드기는 75∼80%의 습도에서 가장 왕성하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담배연기 또한 좋지 않다. 집안에서는 금연할 것.


많이 씻는다고 피부가 촉촉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샤워를 너무 자주하면 피부는 건조해진다. 따라서 하루 1번만 26∼27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10분 이내로 씻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바르도록 한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옷은 땀을 내보내지 못해 피부에 자극을 준다. 면 소재의 옷을 입도록 하자.


○ 병원치료 받을 필요 없다?


최근 경희의료원 소아과 나영호 교수팀이 아토피 환자와 보호자 1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3%에 해당하는 107명이 병원 치료를 중단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46.7%가 ‘병원 치료가 일시적으로만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계속 약에 의존하는 게 두렵다(23.4%)’ ‘약물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4.7%)’이란 응답까지 합치면 10명 중 7명 이상이 병원 치료를 믿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아토피는 평생 관리와 치료를 해야 하는 일종의 난치병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비법(秘法)’을 찾다가 낭패를 본다. 지난해에는 어린이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식초와 죽염을 바르는 ‘식초요법’을 썼다가 패혈증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간요법은 잊고 꾸준히 병원을 다니며 치료하자.


○ 아토피 악화를 막자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면 항히스타민제를 먹이거나 스테로이드제를 바른다. 항히스타민제는 하루에 한 번 복용하고, 스테로이드제는 부위별로 바른다. 스테로이드제는 증상을 빨리 누그러뜨리는 장점이 있지만 감염, 여드름, 피부변색, 성장장애 등의 부작용이 여러 차례 보고됐다. 반드시 전문의에게서 처방을 받은 대로 써야 한다.


최근에는 면역억제제가 치료효과가 높다. ‘엘리델’과 ‘프로토픽’이 대표적이다.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이 약을 쓴 환자에서 암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암의 원인이 약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는 “현실적으로 매우 안전한 약제로, 많은 환자가 효과를 보고 있다”며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달걀-우유 안먹으면 아토피 고칠수 있나…▼



Q.달걀과 우유가 아토피를 유발한다고 하던데….


A.아토피를 유발 또는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더 있다. 등 푸른 생선이나 땅콩 등과 같은 견과류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음식이 나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게다가 이런 음식은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필수적인 영양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아토피를 염려해서 먹지 않는다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물론 일부의 경우 이런 음식이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먼저 검사부터 하는 게 옳다.


Q.특정음식을 먹거나 끊음으로써 병을 고쳤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A.특정음식이 알레르기의 원인인 경우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알레르기의 원인은 집먼지진드기 등 다른 데 있다. 따라서 어떤 환자가 특정음식을 먹고 증상이 좋아졌다 해서 다른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생각은 틀렸다. 모유가 아토피를 막는다는 것도 면역력 강화의 차원이지, 아토피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아니다.


Q.치료용 연고나 크림, 로션을 사용하면 부작용이 크다던데….


A. 스테로이드제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스테로이드제를 장기 사용하면 부작용이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비스테로이드 치료제나 면역억제제와 같은 새로운 치료제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의사의 처방을 그대로 따르는 게 더 중요하다.


Q.민간요법으로 병을 고칠 수 있는가.


A.항간에 온천 또는 소금물 목욕, 숯 마사지, 식물 즙 바르기 등 셀 수 없이 많은 치료법이 나돌고 있다. 재료가 ‘자연산’이기 때문에 효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옳지 않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데다 세균감염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출처 김한욱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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