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몸무게가 잘 늘지 않으면 혹시 먹는 것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됩니다. 물론 먹는 것이 부족하여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칼로리 및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몸무게가 제대로 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그런 경우가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개는 정상적으로 몸무게가 느는 속도가 줄어드는 시기에 아이가 있기 때문에 아이의 몸무게가 안 느는 것으로 보이게 됩니다. 

  정상적으로 몸무게가 느는 속도가 줄어드는 시기는 언제인가요?
 
 
출생 후 첫 1-2개월 동안에 아기의 몸무게는 하루에 평균 30g 정도가 늘게 됩니다. 생후 3-4개월 동안에는 하루에 20g 정도로 몸무게가 느는 속도가 좀 느려지게 되며 생후 6-12개월 사이에는 몸무게가 느는 속도가 좀 더 느려지게 됩니다. 아이가 첫 돌이 지나면 속도가 더욱 느려지고 식욕 또한 감소하게 됩니다. 이러한 추세는 사춘기가 될 때까지 지속되게 됩니다.
생후 첫 6개월 동안에 몸무게가 3kg에서 8.5kg까지 늘었던 아기가 그 다음 6개월 동안에는 몸무게가 2kg 정도만이 늘게 되고 그 이후 첫 돌부터 두 돌까지의 일년 동안에는 몸무게가 2.5kg 정도만이 늘 뿐입니다. 이러한 몸무게의 증가 속도의 둔화는 사춘기가 시작되기 전인 만 10세 무렵까지 계속되어 매년 몸무게가 1.5-2.5kg 정도씩만 늘게 됩니다.
따라서 엄마들이 아이의 몸무게가 늘지 않는다고 걱정하게 되는 시기는 대개 몸무게가 비교적 급격하게 늘다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기인 생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입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몸무게가 다시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는 사춘기 이전(만 10세 무렵)까지는 몸무게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서서히 증가하기(일년에 1.5-2.5kg 정도) 때문에 엄마들이 아이의 몸무게가 잘 늘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듯이 정상적인 몸무게의 증가 패턴을 잘 알고 있다면 괜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아이의 몸무게를 정기적으로 재어 성장곡선 상에 표시를 해두면 아이가 몸무게가 제대로 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이의 몸무게가 적은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아야 하나요?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의 몸무게가 적은 것 같아도 실제로 아이의 몸무게를 성장곡선 상에 그려보면 정상 범위(3-97 백분위수(percentile))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몸무게가 적은 것이 혹시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의심을 해보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이의 몸무게가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확연히 적을 때(아이의 몸무게가 성장곡선 상에서 3 백분위수 곡선 아래에 있을 때) 또는 아이의 몸무게가 성장곡선을 따라 일정한 위치를 유지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가 어느 시점부터 아래로 처지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의 몸무게가 증가하는 것을 무엇인가가(영양실조, 질환 등) 저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소아과나 병원에 가서 진찰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몸무게가 적은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제일 흔한 것이 영양실조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웬 영양실조냐고 말씀하시는 엄마들도 있겠지만 영양실조란 아이가 꼭 굶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아이가 충분한 칼로리 및 영양분을 섭취 못하면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돌이 다 되었는데도 이유식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아직도 모유만 먹거나 돌이 지난 아이가 밥은 잘 안 먹고 생우유만 먹는 경우에는 성장에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몸무게가 잘 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엄마가 아이에게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 자율성을 주지 않고 너무 아이를 통제하려고만 하면 아이가 엄마와 충돌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아이가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칼로리 및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야채를 싫어하는데 엄마가 아이의 식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야채를 먹어야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여 아이가 꼭 야채를 먹게 만들겠다고 별러 야채만으로 구성된 식단을 차려 아이에게 억지로 먹을 것을 강요한다면 아이는 반발하여 밥을 먹지 않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아이가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몸무게가 적거나 잘 늘지 않는다면 아이의 식단을 한번 꼼꼼히 검토해보아 아이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분이 현재의 식단으로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또한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 아이와 엄마 사이에 충돌이 있지는 않은지, 충돌이 있다면 그로 인해 아이가 먹는 양이 너무 부족해지지는 않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선천성 심장 기형, 만성 호흡기 질환, 만성 신부전, 면역 결핍으로 인한 잦은 감염증 등의 만성 질환이 있으면 식욕이 감소하여 먹는 양이 줄 뿐 아니라 칼로리 소모가 많아져 같은 양을 먹더라도 성장에 필요한 칼로리는 부족하게 되기 때문에 몸무게가 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게 됩니다.

  아이의 몸무게는 얼마나 자주 재보는 것이 좋나요?
 
 
건강한 아기라도 돌 이전이라면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몸무게를 재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매달 몸무게를 재기가 곤란하다면 적어도 예방접종을 하러 소아과나 병원에 갈 때만이라도 몸무게를 꼭 재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아플 때, 특히 장염에 걸려 구토나 설사를 할 때에는 수시로 몸무게를 재는 것이 좋습니다. 몸무게는 아기의 탈수 정도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돌이 지난 아이들도 일년에 두 번 정도는 몸무게를 재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몸무게를 그냥 재보기만 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몸무게를 재볼 때마다 그때 그때의 몸무게를 성장곡선 상에 표시를 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매번 몸무게를 잴 때마다 성장곡선 상에 아기의 몸무게를 표시해두면 아기가 제대로 몸무게가 늘고 있는지를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출처 김한욱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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