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불쑥 찾아온 친구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왔니?"

그 친구가 대답합니다.. "그냥 왔어.."

전화도 마찬가집니다..

불쑥 전화를 한 친구가 말합니다.. "그냥 걸었어.."

"그냥"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냥"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인은 있지만 그 원인이 아주 불분명할 때 쓰는 말입니다..

마치 예술이라고 하는 것처럼 즉흥적이기까지도 합니다..

"그냥" 여기에는 아무 목적이 없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라는 정확한 까닭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그냥" 이라는 말이 가지는 유유자적 허물없고 단순하고

그러면서 오히려 따스하게 정이 흐르는 이 말..

그냥 이라는 말이 가지는 여유를 우리는 때때로 잊고 삽니다..

"그냥 왔어.." "그냥 전화해 봤어.." "그냥 거길 가고 싶어.."

"그냥 누군가가 만나고 싶어.."

기능만이 만능이 되어야 하는 사회..

목적이 없으면 아무것도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버리는 우리들의 가치관..

원인과 이유가 분명해야만 하는 우리의 인간관계..

사람과 사람사이를 잇는 향기로운 다리가 그리운 나날입니다..

그냥 보고 싶던 친구를 찾아가보고..

그냥 듣고 싶은 목소리이기에 전활하고,

겨울바다여도 좋습니다..

지난 여름에 찾았던 어느 계곡이어도 좋겠습니다..

그냥 가고 싶어서 거기엘 가보고 싶습니다..

그냥 만나고 싶어서 그 사람을 찾아가는 그런 마음의 빈자리가 그립습니다..


한수산님의 에세이 中 에서



늘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지만

마음과 생각이 통하여 작은 것에도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늘 실수로 이어지는 날들이지만 믿음과 애정이 가득하여

어떤 일에도 변함없이 나를 지켜봐 주는 가족이 있으니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늘 불만으로 가득한 지친 시간이지만 긍정적이고 명랑하여

언제라도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곁에 있으니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늘 질투와 욕심으로 상심하는 날들이지만 이해심과 사랑이 충만하여

나를 누구보다 가장 아껴주는 사랑하는 연인이 있으니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그 많은 선물들을 갖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나 이지만,

하루하루 힘들다고 투정하는 나 이지만,

그래도 내가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이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오늘 하루가 가장 큰 선물입니다.




집착없이 살아오긴 했지만 사실은

아무리 집착해도 얻지 못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짐짓 한 걸음 비껴서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받지 않으려고 주변적인 고통을 견뎌왔으며,

사랑하지 않으려고 내게 오는 사랑을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데

정열을 다 바쳤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은 언젠가는 떠난다.

그러니 당장 사람을 붙드는 것 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훼손시키지 않고 보전하는 것이 더 났다.

그것은 내가 끊임없이 사랑을 원하게 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사람은 떠나보내더라도 사랑은 간직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사랑을 할 수가 있다.

사랑에 환멸을 느껴버린다면 큰일이다.

삶이라는 상처를 덮어갈 소독된 거즈를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아닌지 따져보는데에

사랑할 시간을 다 써버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랑은 누가 선물하는 것이 아니다.

저절로 오는 운명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사랑을 하고 안하고는 취향이며,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엄연한 능력이다.

좋은 길을 가르쳐 주는데도 나쁜길로 접어들게 되고,

직접 겪고 나서 후회하게 돼 있는 것,

또 그런다음 다른 사람에게 그 길로 가지 말라고

쓸데없는 안타까움을 갖게되는 허무한 재귀가 인생인 모양이다.

잘못되리라는 걸 알면서도 해야 하는 일이 있고,

벗어나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가까이 죄어드는 운명이 누구에게나 있다.

사랑을 얻기 위해 한숨짓고, 얻은 다음에는 믿지못해 조바심을 내고,

결국에는 그것을 잃어버릴까봐 스스로 피폐해지는 과민한 사랑,.

어쩌면 그것은 나의 기질일지도 모른다. .

나는 그런 의존적이고 어리석은 방식으로 타인에게 사랑을 구하고 싶지 않았다.


은희경 /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중
























































♬ Try To Remember - 여명